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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알바 후기

by 향기22 2024.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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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일했던 것은 생산직이 아니어서 아무것도 모른 채 공장 알바에 지원해서 갔다가 매번 하루만 하고 가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한 알바가 그중 가장 길게 한 2주였습니다. 짧게 일하였지만 혹시 공장 알바는 어떤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후기를 써봅니다. 

식품 공장 알바 후기

식품회사는 오래전 샌드위치 알바가 유일한 식품 공장 경험이었습니다. 하루하고는 몸져 누웠습니다. 추운 곳에서 일하고 차가운 것만 만져서 동상 걸리는 것 같이 아팠습니다. 먹는 것도 부실했고 쉬는 시간도 정확하게 지켜지지 않고 물량이 급하다고 오후 쉬는 시간은 쉬지도 못하고 일하였습니다.
 
일자리가 구해지지 않아서 칼을 잡는 거라 손이 걱정 되었지만, 지원한 곳이 oo축산입니다. 쇠고기, 돼지고기 등을 포장하여 납품하는 회사였습니다.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이 정확하게 지켜지고 점심도 맛있었습니다. 근데 다녀오면 죽을 것 같이 아팠습니다. 칼로 갈비를 써는 일도 있고 잘라진 고기들을 잘 포장하는 일도 있고, 박스에 들어있는 갈비나 삼겹살 등 고기들을 비닐을 벗기는 작업도 했습니다. 
하루 작업이 다 끝나면 식품 회사이다 보니 청소를 합니다. 6시 퇴근인데 6시에 청소 시작해서 6시 30분이 되서 청소 끝난 적도 많았습니다. 2주째는 일찍 5시 40분 정도에 청소 시작해서 위에 가서 옷 갈아입고 6시 10분에 퇴근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청소 시간이 꽤 힘듭니다. 하루 일도 힘든 데, 개인적으로 그 뒤의 청소 시간은 피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다음날 아침이면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몸도 어느 정도 풀리고 같이 고생하는 사람들 때문도 있었습니다. 함께 고생하니까 일하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몇 번의 여러 공장 경험 결과 힘든 일은 신입을 시킵니다. 막 지시하기 좋고 시키기 좋아서 인지 박스 까대기 같은 일은 신참을 시킵니다. 온 지 얼마 안 되니 이 것 하다가도 부르면 가서 그 일을 합니다. 세모난 갈비 포장 뜯을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칼집을 내 주기도 하지만 그 칼집사이로 손가락을 넣고 포장을 벗기다 보면 손이 무척 아프고 갈비 또한 무게가 있어서 한 팔레트 몇 층의 박스들을 하고 있자면 너무 힘들었습니다. 
거기 일하는 사람들은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포장일을 같이 한 사람들은 필리핀 남자 2명, 한국인 젊은 청년 2명, 러시아 아주머니들 7명정도, 베트남 아주머니 2명, 필리핀 아주머니 3명, 중국인 아주머니 1명, 한국인 아주머니 3명 정도였습니다. 러시아 아주머니들이 많습니다. 40대에서 60대의 다양한 국적의 여인들이 와서 일하니 신기하기도 한 데, 함께 모여 휴게실에 있으면 뭔가 유대감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몸으로 고생하는 일이라 서로 얼마나 힘들까 하면서 바라봐서 인 것 같습니다.

좋았던 점

집에 있는 것보다 같이 일하는 아주머니들과 이야기 나누고 같이 밥먹고 간식도 나눠먹고 하니 필리핀 사람이든 베트남 사람이든 중국인이든 친근하고 즐거웠습니다.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몸짓 손짓으로, 몇마디 한국어로 이야기 나누며 즐거웠습니다. 

 

그만둔 이유

힘든 일 - 신입이기에 계속 까대기를 시킵니다. 그중 갈비가 가장 힘듭니다. 계속 그 일은 저를 부를 것 같아 보였습니다. 갈비를 칼로 써는 일도 하기에 손이 칼로 찌르듯 아팠습니다. 손이 저리고 차가운 증상도 함께 손이 너무 아팠습니다. 다니는 한 손이 망가질 것은 뻔한 일이었습니다. 공장 일 자체가 몸을 갈아넣어서 돈 버는 일입니다. 생산직 정말 힘듭니다. 
청소 - 일 다한 후 퇴근 앞두고 하는 청소가 정말 싫었습니다. 바닥에 뿌려지는 물들을 긴 막대가 있는 큰 스퀴지로 닦아내는 것 정말 고됩니다. 기계 청소하다 미끄러져 부딪히기도 했지요. 식품 회사는 이런 청소 시간이 있습니다. 
자리- 중량재며 고기를 담고 있었는 데 러시아 아주머니 (저보다 선임임) 저를 밀고는 자기가 그 자리에서 합니다. 신입의 서러움인가요? 
내 모습-  마지막날 퇴근 후 엘리베이터에서 본 초라한 내 모습. 하루 종일 머리에 모자를 쓰고 일하므로 머리는 눌려있는 게 당연하지만 그 머리로 이마트를 다녀온 지라, 마치 노숙자처럼 보인 모습에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2주간 버틴 것은 용역에서 10일 안에 그만두면 급여에서 10%를 뗀다고 해서입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다면 고용노동부에 신고할 생각이었지만, 그런 말이 오가는 것이 싫어서 10일은 버티자였습니다. 근로계약서도 제가 계속 재촉해서 썼습니다.
다들 고생하며 일하고 돈 버는 데, 체력적으로 좀 약한 저의 후기인지라 개인적인 것이니 참고바랍니다. 씩씩하게 일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공장일 하면서 다짐 - 일하는 중간에 스마트스토어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하루 종일 고생하는 것보다 더 많은 수입이었습니다.  기본 시급으로 7만8천원을 벌려고 하루종일 힘들게 일하는 데 금액을 따져보니 약간은 허무감이 느껴졌습니다. 이 나이에 더 고생 안하려면 스마트스토어, 티스토리 글쓰기 부지런히 해야겠다는 것이 저의 다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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